세계적인 공격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유럽을 떠나 미국 무대로 향했다.
행선지는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시카고 파이어.
특히 관심을 끄는 부분은 레반도프스키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받을 수 있었던 천문학적인 금액보다 미국에서의 새로운 도전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손흥민이 유럽 생활을 마치고 LAFC에서 새로운 길을 선택했던 것처럼, 레반도프스키 역시 커리어 후반부에 ‘돈’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결정을 내린 셈이다.
사우디에서 제시한 금액, 무려 2년 총 3320억 원 수준
레반도프스키의 에이전트 피니 자하비가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사우디 측에서는 레반도프스키에게 상당한 규모의 계약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론된 조건은 연간 약 1억 유로, 2년 총액 2억 유로 수준이다.
원화로 환산하면 당시 환율에 따라 약 3,000억 원을 훌쩍 넘어가는 규모다.
다만 일부 기사 제목에서 등장하는 ‘연봉 3320억 원’이라는 표현은 주의해서 볼 필요가 있다.
3320억 원은 연봉이라기보다는 2년 계약 전체 금액을 환산한 수치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한 가지는 분명하다.
레반도프스키가 선택할 수 있었던 사우디행이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압도적으로 매력적인 조건이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시카고였을까?
레반도프스키가 미국을 선택한 이유는 단순히 ‘MLS에서 뛰어보고 싶어서’만은 아니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이유는 꾸준한 출전 기회다.
바르셀로나에서 레반도프스키의 입지는 이전과 달라지고 있었다.
커리어 후반부에 접어든 만큼 앞으로 주전 자리를 계속 보장받을 수 있을지도 불확실했다.
에이전트 자하비에 따르면 레반도프스키에게 중요한 것은 단순히 높은 연봉이 아니라 계속 경기에 나서며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것이었다.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수많은 우승과 개인 기록을 남긴 선수에게 돈보다 ‘얼마나 의미 있게 선수 생활을 마무리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해진 것이다.
가족과 함께하는 새로운 미국 생활
또 하나의 중요한 이유는 새로운 환경이다.
레반도프스키는 유럽에서 사실상 모든 것을 경험했다.
도르트문트와 바이에른 뮌헨을 거치며 독일 분데스리가를 지배했고, 바이에른에서는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차지했다.
이후 스페인 명문 바르셀로나에서도 뛰었다.
그런 그에게 또 다른 유럽 구단으로 옮기는 것은 완전히 새로운 도전이라고 보기 어려울 수 있다.
반면 미국은 달랐다.
새로운 리그, 새로운 도시, 새로운 생활이 기다리고 있다.
선수 본인뿐 아니라 가족에게도 커다란 변화다.
커리어 마지막 단계에서 또 하나의 색다른 경험을 선택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시카고’라는 도시도 레반도프스키와 특별하다
수많은 MLS 구단 가운데 시카고를 선택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시카고는 미국에서도 폴란드계 주민이 많은 도시로 잘 알려져 있다.
폴란드 축구를 대표하는 최고의 스타인 레반도프스키에게는 상징적인 의미가 상당하다.
경기장에서 단순히 골을 넣는 슈퍼스타를 넘어, 시카고의 폴란드계 팬들과 구단을 연결하는 상징적인 선수가 될 수도 있다.
시카고 파이어 역시 단순히 유명 선수 한 명을 영입한 것이 아니다.
레반도프스키를 중심으로 구단의 관심도를 높이고, MLS 안에서 존재감을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손흥민의 MLS행과 닮은 점
이번 선택이 국내 팬들에게 특히 익숙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손흥민 때문이다.
손흥민 역시 오랜 기간 유럽 최고 무대에서 활약한 뒤 MLS의 LAFC로 향했다.
두 선수의 상황이 완전히 같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공통점은 있다.
커리어 후반부에 무조건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는 곳을 선택하기보다는 새로운 환경과 새로운 도전이 가능한 미국 무대를 선택했다는 점이다.
MLS 역시 이런 세계적인 스타들을 끌어들이면서 리그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과거에는 전성기가 완전히 지난 유명 선수들이 마지막으로 향하는 리그라는 이미지가 강했다면, 이제는 세계적인 선수들이 커리어의 중요한 선택지 가운데 하나로 미국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결국 ‘돈보다 축구’를 선택한 레반도프스키
레반도프스키의 시카고행을 단순히 ‘사우디의 거액을 거절했다’는 한 문장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그의 선택에는 여러 이유가 함께 들어 있다.
꾸준히 경기에 뛰고 싶은 욕심.
새로운 나라와 리그에서 도전하고 싶은 마음.
가족과 함께 미국에서 새로운 삶을 경험하고 싶은 선택.
그리고 폴란드계 커뮤니티가 큰 시카고라는 도시가 가진 상징성까지.
사우디로 향했다면 훨씬 많은 돈을 벌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미 축구 선수로서 수많은 것을 이룬 레반도프스키에게 커리어 마지막 목표는 통장에 찍히는 숫자만이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돈보다 출전 기회, 익숙함보다 새로운 도전.
손흥민에 이어 레반도프스키까지 미국을 선택하면서 MLS를 바라보는 축구계의 시선도 더욱 달라질 전망이다.
과연 레반도프스키가 시카고에서 어떤 모습으로 자신의 화려한 커리어 마지막 장을 써 내려갈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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